비교정치학은 정치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 연구주제를 지칭하지 않고 방법론적 성향을 띤 유일한 분야입니다. 즉 비교정치라는 용어는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를 의미하지, 무엇을 다룰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비교정치학의 핵심적인 연구주제는 '비교'이며, '비교'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정치현상을 보다 더 체계적으로 이해, 설명, 예측하고자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교정치학이 발전하게 된 계기와 다양한 비교정치이론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교정치학 발전의 계기
비교정치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폴리스의 정체 분류를 시도했으며, 플라톤, 키케로, 마키아벨리, 홉스 등도 모두 비교정치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때로는 초보적인 수준에서 비교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정치현상을 연구했다며 이들을 비교정치학자로 인정하지 않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쨌든 확실한건 비교정치학은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1960년대 한때만 해도 비교정치론이 곧 정치학이고 모든 것들은 비교적인 것이므로 하나의 영역으로서의 교정치론은 정치학 자체를 포괄한다는 주장까지 대두될 정도였습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연합국의 동맹을 주도했던 미국은 동맹국과 독일과 이탈리아 등의 적대국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전후에는 정치, 경제적으로 원조해야 할 신생 독립국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미국은 각국의 정부와 정치에 대한 연구와 이해의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고, 여기에 막대한 연구비 지원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정치학 연구의 지평이 크게 확장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 개던 중에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해 온 저명한 학자들인 프리드리히, 뢰벤스타인, 노이만, 아렌트 등에 의해 비교정치학의 발전 더욱 촉진되었습니다. 이들은 나치 체제의 평가, 파시즘의 근원, 전체주의 비교연구 등을 수행했으며, 이것은 비교정치학의 관심대상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2. 비교정치학의 주요 이론들
1) 체계이론
비교정치학의 새로운 연구 분위기 속에서 1950-60년대에 가장 유행했던 것은 체계이론입니다. 체계를 비교분석의 거시단위로 보는 체계이론의 대표적인 학자는 이스턴입니다. 그는 체계의 투입과 산출, 지지와 요구, 그리고 피드백 등으로 구성된 정치체계 모형을 제시했습니다. 알몬드는 이스의 체계이론을 보다 정교화시켰으며, 이는 구조기능주의 모형으로 발전되었습니다. 그는 당시에 사회학을 풍미하던 파슨즈의 기능주의 유형변수들을 받아들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에 관한 이념형으로의 구체화를 시도했습니다. 요컨, 체계이론은 정부를 하나의 체계로 볼 때, 정부는 체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정치제도들이 유기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있는 구조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들이 수행하는 '기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정치체계에 관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체계이론의 등장으로 정치과정론은 정치체계 전반과 관련된 거승로서 그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연구대상도 범주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2) 문화이론
문화이론은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의 개념과 이론을 받아들여 비교정치 분석을 위한 정치문화 개념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정치문화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태도, 정치적 기술, 가치 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국민성'이라는 낡은 개념의 재구성입니다. 알몬드와 버바에 의해 주도된 정치문화 이론은 각각의 정치체계는 그 사회의 역사, 전통, 경험을 일체화시킨 정치문화에 기초하여 작동하며, 정치문화의 유형들(향리형, 신민형, 참여형)은 체계의 특징을 표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국가의 정치문화는 이러한 세 유형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며, 바람직한 정치문화의 유형을 시민문화로 개념화했습니다. 정치문화 이론은 그 자체로서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화와 정치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3) 발전이론
1970년대 들어서부터는 국내정치에 미치는 국제정치적 요인들, 특히 경제적인 요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치경제학 이론의 발전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리고 주된 연구대상은 제3세계 국가들로 불리는 신생독립국들이었으며, 연구주제는 이들 국가의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러한 부류의 이론들을 발전이라고 지칭합니다. 알몬드가 중심이 되어 콜먼 등이 함께 수행한 일련의 연구들은 정치체계와 정치문화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전문제와 결합시키려는 시도를 하면서 발전연구 이론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발전이론은 이론적으로 대별되는 시각의 근대화 이론과 종속이론으로 발전했습니다.
4) 국가론
1970년대 후반에 들어 비교정치학자들은 1950년대까지 서구 정치학의 중심적 논제엿으나 행태주의 혁명과 정치체계 모형의 득세에 밀려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국가론'에 대한 관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체계이론이나 기능주의에서 국가를 주로 중립적인 심판자 혹은 블랙박스로 보아왔던 것과 달리 몇몇의 정치학자들은 국가를 주요 변수로서 재발견합니다. 국가나 정치기구를 현실과 관련된 맥락 속에서 분석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정태적인 제도주의 국가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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