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 연구는 크게 전통적 접근방법과 현대적 접근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를 당시 전통적 접근방법은 철학적,규범적 접근과 법적,제도적 접근으로, 현대적 접근방법은 행태주의 접근방법과 후기 행태주의 접근방법으로 세분화합니다.
1. 정치학 연구의 접근 방법 - 전통적 접근 방법
1) 철학적, 규범적 접근
정치 생활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사고는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당시 정치분석의 주제는 '정치철학'이었습니다. 즉 정치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윤리적으로 정당한 정치의 목표와 이상에 대한 규범을 설정하고 그것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설파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치에 대한 접근방법이었습니다. '정치란 것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식의 윤리적, 규범적 문제들에 몰두했으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접근방법의 선구적인 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정치학적 관심사는 이상사회의 건설이었습니다. 이상사회는 철인 왕이 계급을 통해 지배하는 인자한 독재정치입니다. 이 접근 방법은 대체로 어떤 사실에 대한 관찰보다는 정치와 관련된 윤리적이고 철학적이며 규범적인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나 사색을 통해 이루어지며, 또한 저명한 사상가들의 문헌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서도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과학적 측면에서 이 접근방법은 객관적일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규범적인 내용만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은 후일 행태주의 혁명 이후 정치학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접근 방법은 현대에 와서 점점 더 빈곤해지는 '정치적 상상력'에 활기를 넣어주고 정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길러주는 접근방법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와 유용성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인정됩니다.
2) 법적, 제도적 접근
법적, 제도적 접근 방법은 인간의 정치 행동이 규범을 넘어 법과 제도의 틀 속에서 역사적으로 규정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서술하는 데 치중한 접근 방법으로, 19세기 들어 주로 이용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철학적, 규범적 접근과 마찬가지로 이 접근방법은 최초의 정치 사상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전통적 접근 방법으로 범주화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체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고 분류했으며, 마키아벨리는 정치가에 대해 현실주의적 설명을 시도했습니다. 홉스는 영국의 내전기 동안에 정치생활이 붕괴하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인간들의 최악 본능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로크는 공공 제도들에 대한 계약주의적인 개념을 발전시켰고 보다 민주적인 구조가 되기 위한 방향 설정을 도모했습니다. 이러한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는 정치사상가들의 근본 요지는 동일합니다. 정치사상의 근원은 제도의 분석과 설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접근 방법은 대상을 설명하고 분석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입니다. 즉 법적으로 조직된 정부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존의 정치제도와 기구의 현실적 작동에 대해 연구합니다. 정치에 대한 기술적 분석은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경험주의를 토대로 했고, 사실 자료와 현장 연구를 토대로 입증되고 체계화되어야 한다는 19세기 실증주의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즉 이러한 사조에 영향을 받은 이 접근 방법은 정치 현실에 대해 공평하고 객관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이 접근 방법은 헌법과 법체계의 내용서술에 치중하여 법 테두리 내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가 하는 문제를 경시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제도와 사례들이 다른 것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인간의 정치 행동을 유발하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를 결여하고 있습니다. 헌법이나 법이 어떻게 운용되며 그 행위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연결하는 것이 정치를 이해하는 데 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간과한 것입니다.
2.정치학 연구의 접근 방법 -현대적 접근 방법
1) 행태주의 접근 방법
정치학의 과학화를 위한 열정은 1950~60년대 미국에서 행태주의에 관심을 집중시켰던 정치분석의 출현으로 인해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행태주의는 주로 논리실증주의의 인식론적, 방법론적 전제를 기초로 하여 정치 현상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위해 연역, 가설적 모형의 설명 양식을 목표로 합니다. 그에 따라 행태주의 가설들이 검증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양적인 자료를 제공했기 때문에 정치를 과학의 한 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행태주의 혁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전통적 정치학과 경계를 분명히 합니다. 첫째, 이론 발전에 대한 관심으로, 정치학이 사실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이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정치학은 다양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도 내적으로 일관된 진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태주의는 상호 전달할 수 있고 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발전시키는 데 세심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고 또한 이론으로부터 도출된 가설들이 검증되어야 하므로 통계학과 수학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둘째, 정치학 연구의 규범적 요소들을 제거하려는 욕망을 보입니다. 행태주의적 접근은 법적, 제도적 접근의 '좋은 정부'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를 위한 규범적 함의들이 분명하게 진술되지 않고 명백하지도 않다는 점에 대해 비판합니다. 셋째, 행태주의 분석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 중 하나는 방법론적 개인주의입니다. 이것은 정치환경에서 유일한 행위자는 개인이며, 따라서 정치연구를 위해 유일하게 적절한 초점은 개인들과 그들의 행태라고 주장합니다. 행태주의 분석에서 이러한 개인주의는 방법론적 전제와 관련될 뿐만 아니라, 연구의 초점이 주로 투표자나 의견 소유자 또는 정치엘리트의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이 됩니다. 넷째, 투입주의를 특징으로 합니다. 법적, 제도적 접근 방법은 정부의 공식 제도와 그러한 구조들이 만들어내는 헌법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치학에서의 행태주의 혁명은 이러한 강조점을 완전히 반전시키면서 사회로부터 '정치체계'로의 투입에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에 정책이 결정되는 공식 제도 내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상당히 결정력 있는 의사결정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의 잠재적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서의 투입 수단을 강조합니다. 행태주의는 1960년대부터 정치분석 영역을 심각하게 제한했다는 비판의 압력을 받습니다. 계량화할 수 있는 자료에 너무 집착함으로써 정치학이라는 분야를 협애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2) 후기 행태주의 접근 방법
1970년대에 규범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부활함에 따라 행태주의에 대한 불만은 더욱 증대되었고 이에 후기 행태주의 접근 방법이 등장합니다. 후기 행태주의는 전통주의로의 복귀도, 행태주의에 대한 반동도 아니며 행태주의에 대한 하나의 반성인 동시에 하나의 개혁입니다. 예측을 중요시하는 행태주의 정치학이 미국의 민권운동, 베트남전 반전운동, 워터게이트 스캔들과 같은 미국 정치의 주요한 사건을 예측하지 못했는데, 미국 정치학자들은 이와 같은 실패를 행태주의 정치학의 가치중립성과 계량화에서 찾았습니다. 즉 행태주의는 사소한 방법론상의 순수성에 집착한 나머지 시대가 당면한 주요한 문제들을 등한시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겁니다. 후기 행태주의 정치학은 행태주의 정치학의 이러한 단점을 시정하고 정치학의 예측능력에 대한 과신도 버릴 것을 촉구합니다. 이와 함께 정치는 경제와 달리 계량화하기 어렵고 무리하게 계량화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고 오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후기 행태주의는 행태주의의 과학적 방법을 부정하고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문제의 해결을 위한 관련성과 행동의 결여를 보완하고자 하는 주장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정책연구가 정치학 내에서 중요한 연구 활동이 되었습니다. 후기 행태주의자들은 정치학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하여야 하며, 연구의 우선순위가 무엇이고, 어떤 측면이 강조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재평가한 것입니다. 후기 행태주의는 정치의 과학적 연구의 가능성과 희망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행태주의와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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