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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정치학의 투표 이론

정치학의 투표 이론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관한 연구가 중심적인 연구주제로 자리매김되어 왔습니다. 유권자들의 투표에 의해 국민의 대표가 선출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나 정당에 표를 던지는가 하는 문제는 한 나라의 정치의 성격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심사가 됩니다. 대체로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두 가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하나는 투표 참여와 기권 사이에서의 결정이고, 다른 하나는 투표에 참여한다면 어느 후보자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결정입니다. 이 두 가지 결정 중에서 후자, 즉 유권자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특정 후보에게 표를 찍는가 하는 투표 결정요인은 투표행태 연구의 중심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에 관한 연구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사회학적 모델, 정당일체감 모델, 근대화 이론 모델, 합리적 선택 모델 등 다양합니다. 이제 하나씩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정치학 투표 이론 - 사회학적 모델

유권자의 사회적배경이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며, 특히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집단의 특성이 개인의 투표 선택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는 투표 이론입니다. 유권자들의 사회적 배경 중에서도 사회경제적 지위와 종교, 거주지 등의 세 가지 변수가 투표 선택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봅니다.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과 뉴욕의 소도시인 엘미라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래한 모델이며 이들의 연구에 의하면 유권자의 정당 지지 태도는 그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결정되는데,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으면 그만큼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선거와 같은 정치 행위에의 참여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합니다.

 

2. 정치학 투표 이론 - 정당일체감 모델

미시간 학파 이론으로도 불리는 정당일체감 모델은 집단에의 소속이 정당에 대한 선호도에 일정한 영향을 주며, 이 정당 선호도가 다시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콜롬비아 대학 연구팀들이 주장하는 바처럼 사회집단에의 소속이 즉각적으로 투표 선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 소속감, 쟁점에 대한 정향, 후보자에 대한 정향과 같은 심리적인 성향에 의해 매개됨으로써 투표 결과가 결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일 수 있는 여지를 갖는다고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당일체감이란 특정인이 특정 정당에 대해 느끼는 애착심으로 내적 심리상태나 태도이지 정당원 자격과 같이 특정 정당에 당비를 내는 외적이고 공적인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 사회화 과정, 특히 가족과의 유대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태도로 매우 안정되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정당일체감 모델에 의하면 미국의 유권자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치적 쟁점에 대한 평가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정당 소속감이라는 심리적 태도에 의해 투표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정책이나 후보자에 대한 선호마저도 정당 소속감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많다고 봅니다. 따라서 정당에 대한 소속감이 강한 유권자일수록 자신의 지지 정당 후보자에 투표할 확률이 높이며 소속감이 약한 사람일수록 반란표를 던질 확률이 크다고 봅니다. 결국 정당 소속감이 약하거나 없는 사람이 선거 결과의 단기 유동성을 초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정치학 투표 이론 - 근대화 이론 모델

근대화 이론 모델은 사회경제적 발전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유권자의 선거와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진다는 근대화 이론에 기초한 모델로, 주로 개발도상국의 투표행태를 설명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 모델은 사회경제적 근대화로 인해 대중매체의 수적 증가와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고 국민들의 교육 수준도 높아지게 되면서 향리형 또는 신민형의 정치문화가 참여형의 정치문화로 전환되고 그에 따라 투표행태도 점차 변화하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전통적 또는 전근대적 사회에서의 투표행태는 혈연, 지연 등의 일차적 집단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며, 근대화에 의해 참여적 문화가 형성됨에 따라 이차적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하게 되는 것으로 바라봅니다.

 

4. 정치학 투표 이론 - 합리적 선택 모델

합리적 선택 모델은 '합리적 인간' 개념을 유권자의 투표 선택에 적용한 모델로, 이를 처음으로 선거 연구에 도입한 학자는 다운스입니다. 사회학적 이론이 사회집단에서의 소속, 사회심리학적 이론이 정당 소속감을 투표 결정요인으로 간주하는 데 반해 합리적 선택 모델은 경제학적 이론의 반열에 서 있으며, 정책적 쟁점을 가장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으로 간주합니다. 합리적 선택 모델에서 합리적 인간은 선거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줄 수 있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유권자이며, 따라서 합리적 투표는 쟁점 투표가 됩니다. 카이의 주장에 의하면, 유권자의 쟁점 투표가 어려운 이유는 정당들 쟁점에 대해 차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그는 정당이 뚜렷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전망적인 쟁점 투표를 하기 어렵게 하지만 합리적 유권자는 주어진 조건에서 집권당의 정책 수행에 만족하면 다시 지지해 주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당을 지지함으로써 집권당을 처벌하는 회고적 투표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모델에서 합리적 투표란 정당들의 정책대안을 쟁점에 대한 유권자의 견해와 견주어 평가한 후에 상대적으로 자신의 견해와 가까운 정당에 투표하는 전망적 투표라고 봅니다. 그러나 회고적 투표가 비합리적인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미래에 대한 정보를 얻어서 투표하는 것보다는 과거 업적을 평가하는 회고적 투표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드는 시간을 절약하기에 더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합리적 선택 모델에서 유권자는 외부적 자극에 단순히 반응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는 합리적 존재입니다. 따라서 합리적 인간에게 선거는 유권자가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대표를 선택하는 행위로서, 주어진 조건 하에서 가능한 쟁점 투표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