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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정치적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십은 높은 지위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은 정치적 리더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적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1. 권력과 리더십

 리더십은 권력과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권력은 주로 힘의 관계가 투영되는 데 반해 리더십은 동기의 자극, 상호 필요성, 열망, 가치 등으로 연결됩니다. 권력과 리더십은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서로 연관되고 함께 추구되어야 합니다. 이럴 때 리더십은 권력을 정당하게 만들어 줍니다. 리더십은 권력 없이도 효과적일 수 있으나 권력은 리더십 없이는 효과적이기 어렵습니다. 사실 권력이란 어떤 경우에는 도덕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도덕적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도덕적 목적 없는 권력이란 맹목적이고, 그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해롭기까지 합니다. 마찬가지로 권력을 얻지 못한 도덕적 목적은 무력하며, 그것만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공헌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지도자는 실제적 내지 잠재적으로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모두 지도자는 아닙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추종자의 욕구와 목표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것입니다. 민주사회에서 정당성의 기반을 여론에 두지 않은 권력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볼 때 진정한 리더십은 지도자와 추종자가 공동의 모티브와 가치, 그리고 같은 목표 위에서 관여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리더십을 소유한 지도자에게 권력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단지 추종자의 욕구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가치 있는 것입니다.

 

 

2. 헤드십과 리더십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서 위엄을 보이고 아랫사람을 부리려고 한다면 그 윗사람은 지도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랫사람의 마음을 감화시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따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지위와 권력에만 의존한 윗사람 지도력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진정한 힘이 될 수 없습니다. 지위나 권한에 의해 구성원들로 하여금 상관의 명령이나 지시에 따르게 하는 것을 헤드십이라고 합니다. 깁에 의하면 헤드십이란 지도자와 집단구성원 사이에 자발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집단의 목표도 집단구성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의 자의로 선택되며, 집단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도자와 구성원 간에 정서적 유대감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지도자와 성원 간에는 상당한 사회적 간격이 존재하며, 지도자와 성원의 관계는 설득보다는 처벌 등의 강제력에 의해 유지되는 경우입니다. 헤드십은 관료적 통제나 행정적 관리의 측면에서 주로 상관과 부하 사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관계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헤드십은 구성원의 자발적 동의가 아니라 주어진 제도나 법령 혹은 공식적 조직의 직위와 권한에 의해 부여되는 영향력입니다. 달리 말하면 헤드십은 리더십이 아니라 보스십인 것이니다. 리더십은 지도자와 추종자의 관계를 평등관계와 협력관계로 상정하며 추종자의 동의를 중시하고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는 데 반해, 헤드십은 지배자와 추종자의 관계를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상정하고 일방적으로 다스리며 강제력도 사용된다는 점이 대조적입니다. 즉 자의성과 강제력이 헤드십의 요체인 반면, 리더십의 요체는 설득과 동의입니다. 

 

 

3. 카리스마와 리더십

 지도자의 리더십을 얘기할 때 빈번하게 등장하는 개념이 카리스마입니다. 특정 조직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버에 의하면 카리스마란 한 개인이 지닌 특별한 자질로서, 이것 때문에 초자연적, 초인간적 혹은 적어도 특별히 비상한 힘이나 재질을 천부적으로 지니고 있는 비범한 존재로 취급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갖춘 사람은 지도자로 여겨지게 됩니다. 전통적인 사회에서 지도자는 심리적이거나 육체적으로 신비롭거나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고 기대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종종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가진 연장자가 존경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카리스마의 현대적 개념은 개인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초자연적 혹은 특별히 비상한 힘이나 재질을 의미하기보다는 교육과 수련을 통해 양성되고 끊임없는 자기 발전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봅니다. 카리스마가 '지도자의 힘'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그 추종자들의 존경을 받아야 가능합니다. 카리스마적 지배는 지도자의 특출한 자질에 대한 추종자들의 감복을 바탕으로 합니다. 지도자의 특출한 자질이 추종자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지도자와 추종자 간 관계의 도덕적 또는 정신적 기반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도자가 갖고 있는 카리스마는 지도자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이지, 카리스마의 결과로 유능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4. 팔로어십과 리더십

 지도자와 추종자의 관계는 상호 배타적이거나 독립적인 관점에서 연구될 주제는 아니며, 상호 보완적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할 주제입니다. 지도자가 있기 때문에 추종자가 존재하고, 또 추종자가 없는 리더십이란 무의미합니다. 결국 리더십에는 필수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의 역할 즉, 팔로어십이 빠질 수 없습니다. 개념적 측면에서 리더십과 팔로어십은 상호 관련된 개념으로 어느 한쪽의 이해 없이는 다른 한쪽을 이해할 수 없는 데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추종자에 대한 연구가 경시되어 왔습니다. 기존의 팔로어십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 시각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리더십과 팔로어십을 분리하여 팔로어십을 독립적인 요소로 보는 관점이며, 다른 하나는 리더십과 팔로어십 간의 상호관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관점입니다. 그러나 리더십과 팔로어십을 분리하여 각각을 별개로 보는 시각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추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리더십과 팔로어십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팔로어십의 높고 낮음의 정도가 리더십 효과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좋은 지도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지도자 스스로도 중요하지만 지도자를 올바르게 선택하고 그의 리드를 따라 하나로 결속되는 국민의 팔로어십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