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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정치 이데올로기 5 - 무정부주의, 민족주의

1. 정치 이데올로기 - 무정부주의

 무정부 상태는 지배가 없는 상태이지만 권위가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무정부주의는 지배가 없는 사회와 권위가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정치 이데올로기입니다. 무정부주의는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의 저서에서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는데, 프루동은 이 책에서 모든 권력은 필연적으로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동반하기 때문에 악이며, 소유 또한 모든 권력과 착취와 지배를 야기하는 원천적 수단이기 때문에 부정했습니다. 무정부주의는 다른 정치 이데올로기와 다르게 현실 정치에서 권력을 획득한 경험이 전혀 없는 이데올로기인데,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국가와 모든 형태의 정치적 권위를 전복시킨다는 무정부주의의 목표는 비현실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다분히 불투명합니다. 둘째, 모든 형태의 정치적 권위를 부정하면서 무정부주의자들은 정당, 선거 등 일반적인 정치제도들과 법과 정부 기구 등도 모두 거부하고 오로지 대중의 자발성과 참여에만 의존하는 무정부주의자들의 전략은 비현실적입니다. 무정부주의자들은 국가가 없는 사회를 선호하며 그 속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이 강압과 강제 없이 자발적으로 공동의 업무를 해결하고 추진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천차만별로 다양한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사회구성원 공동의 목표와 필요를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무정부주의자들은 국가와 모든 권위에 반대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하고 있지만, 너무나 다양하고 이질적인 형태의 무정부주의가 공존하여 일관된 이데올로기 체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정부주의는 자유주의적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적 무정부주의로 구분되는데 자유주의적 무정부주의는 자유주의적 전통과 무정부주의 원칙이 결합된 이데올로기입니다. 즉, 자유주의의 소극적 자유관과 무정부주의를 연결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 정치 읻올로기의 특징 중 하나인 소극적 자유 개념은 개인의 자유를 불가침적인 가치로 상정하고 그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간섭이나 억압을 배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국가는 주권 행사를 통해 항상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억압적이고 강제적인 기제로 이해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자유주의적 무정부주의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무정부주의는 극단적인 자유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주의는 반국가 사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의 권위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와 무정부주의의 차이가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자유주의는 국가의 횡포와 개인의 자유에 대한 간섭을 배제하고 견제하기 위하여 법치주의, 입헌주의, 삼권분립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가의 폐지를 추구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회주의적 무정부주의는 마르크스가 주장 계급 없는 공산주의 사상과 무정부주의 원칙이 연계된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사회에서 사회 계급이 사라지면 그 결과 계급갈등을 친부루주아 입장에서 강제적으로 억압하고 해결하는 국가도 사라진다고 내다보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무정부주의와 연계됩니다. 이렇게 본다면 사회주의적 무정부주의는 사회주의의 극단적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 이데올로기 5 - 무정부주의, 민족주의

 

2. 정치 이데올로기 - 민족주의

 민족주의는 자기 민족에 대한 위대함과 통일성에 대한 과장된 신념체제이며, 민족 자결주의, 종속적 및 문화적 우월성과 순수성, 통일성 등이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족주의는 다른 정치 이데올로기와 모두 잘 결합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족주의의 기원에 대한 역사적 설명은 프랑스 혁명의 영향력을 민족주의의 기원으로 보는 관점이 많습니다. 이 주장에 따르면 민족주의는 근대 민족국가의 주권과 영토성 및 공동체 의식의 강화 현상과 관련이 깊습니다. 혁명 이전 사람들의 정체성은 군주에 복종어 있고 충성하는 신하나 평민의 것이었지만, 1789년 혁명 당시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루이 16세에 도전했습니다. 자신들은 같은 프랑스 국민이라는 하나의 정체성과 자유, 평등, 박애의 가치를 선도하고 나머지 유럽인들에 대한 우월의식은 프랑스인 사이의 공동의 정체을 강화시켰고, 결국 프랑스 민족주의가 등장했습니다. 이후 나폴레옹 전쟁시기 침략을 받은 스페인, 독일, 러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도 프랑스에 대항하면서 공동의 정체성이 강화되었으며 그 결과는 이들 국가의 민족주의 역시 강화되었습니다. 각국의 국민들이 공동체의식을 통해 서로 배타적으로 경쟁하게 되면서, 이제 국가 간의 전쟁은 과거와 같은 용병전이나 국지전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전과 총력전으로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전쟁을 통해 민족주의가 다시 한번 강화된 것입니다. 민족주의는 19세기 말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었는데, 그 영향은 당시 유럽 각 국마다 국기와 애국가, 국경일, 공식참배 등이 확산된 점에서 확인됩니다. 19세기와 20세기 유럽 제국주의의 지구적 확산은 식민지 지역에서 반제국주의 민족해방운동을 확산시켰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민족주의는 또 한번 지구적으로 확산됩니다. 민족주의는 배타적 애국주의로도 귀결됩니다. 배타적 애국주의는 공격적 유형의 민족주의로, 19세기 영국과 프랑스 등 제국주의 국가 내에서 식민지 확대를 지지하던 사람들에게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배타적 애국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민족과 국가 간 평등성을 거부하고 자기 민족의 우월성을 과신합니다. 정리하면 민족주의는 국민들이 자신들과 다른 적이나 사람들과 갈등할 때 혹은 그러한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그들로부터 무시받을 때 발생하고 강화됩니다. 또한, 민족주의는 근대 민족국가 건설과정과 근대화 과정 및 서구 자본주의와 군사주의, 제국주의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발생한 정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