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은 권력 획득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며 결사체로서, 그러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체의 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정당조직의 역할을 정당 지도 체제의 확립, 당원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선거 태세의 정비, 새로운 지구당의 설립, 상대 정당에 대한 침투와 와해, 무관심층을 정당으로 흡수, 새로운 선거권을 얻은 유권자들에 대한 유인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정당 조직이 궁극적으로 책임지는 일은 선거 준비와 보조, 일단 형성된 정당을 유지하는 일, 정당의 공공정책과 전력 고안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당조직의 역할을 각 정당의 자원을 유용화 하는 방법에 따라 상이한 조직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고, 결국 정당조직 이론의 핵심은 각 정당의 운영 원리와 조직형성 및 제도화 유형에 따라 어떻게 다른 양식의 조직을 구성하고 결과하는가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듀베르제와 엡스타인의 선거경쟁 접근법, 파네비안코의 제도적 접근법, 사회학적 접근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정치학 정당조직 - 선거경쟁 접근법
선거경쟁 접근법은 각 정당이 특정한 조직을 채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다른 정당과의 선거경쟁을 강조하는 접근법으로, 정당 조직은 선거 승리를 통해 정당의 궁극적 목표인 권력 획득을 이루기 위해 각기 다른 유형으로 조직되고 기능합니다. 선거경쟁모델을 고안했던 듀베르제는 정당조직의 유형을 정당구조가 직접적인가 간접적인가의 문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정당의 기초적 요소가 무엇인가의 문제로 구분하여 설명합니다. 그럼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직접 정당과 간접 정당 (수평적 배열)
듀베르제가 수평적 배열로 불렀던 첫 번째 차원은 단일조직의 정당과 다른 조직체들의 연합에 의한 정당을 구분한 것입니다. 직접 정당은 개인 당원이 직접적인 연결구조를 가지고 구성된 조직이고, 간접 정당은 개인이 특정 조직을 통해 정당과 간접적인 연결구조를 가지고 조직한 정당입니다.
2) 정당의 기초적 요소 (수직적 배열) - 정당을 발생시킨 단위
듀베르제가 수직적 배열로 명명했던 기초적 요소는 정당을 발생시킨 단위입니다. 직접적 구조를 가진 단일정당은 기초적 요소를 가졌고, 이를 통해 다양한 조직체를 가진 간접 정당이 형성되었습니다. 듀베르제는 하나의 정당이 구성될 수 있는 기본요소로부터 4가지 조직유형 즉, 간부조직, 지부조직, 세포조직, 전투대 조직을 구분합니다. 먼저, 간부조직은 가장 고전적인 정당조직으로 소수의 명사들을 기반으로 하여 정당을 구성한 형태이며, 주로 민주주의 이전 또는 민주화 초기 단계에서 정당을 형성하는 지배적 형태입니다. 누구나 당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인 호선이나 공식적인 지명에 의해 확보되었고, 양보다는 질에 의존한 소수의 엘리트로 구성했습니다. 다음으로 19세기 말 사회주의 정당들의 창당과 더불어 정당의 기초조직은 지부조직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지부조직은 당원 중심의 정당조직으로 대중정당에서 주로 나타나는 조직형태입니다. 당원자격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었으며, 당원의 양적 확대를 추구하였습니다. 대중과의 접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며, 간부조직과 달리 상시적인 정치적 활동을 전개합니다. 세포조직은 공산당의 기초조직으로 소련 공산당이 러시아혁명 이전 지하활동을 하던 시대에 적합한 조직입니다. 수평적 구조가 없으며 오직 수직적 구조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세포조직은 독립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일부 세포조직이 파괴되어도 전체 당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지부조직과 달리 당원의 수보다는 질에 더 의존하였으며, 조직의 규모는 작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투대 조직은 파시스트 정당과 극단적인 우파정당들에 의해 채택된 기초조직으로 당원들이 군대 노선에 의해 구성된 민병대 수준의 조직입니다. 당원의 법적 신분은 민간인이었으나 군대식 기율을 가지고 군사훈련도 받으며, 무기도 가졌습니다. 다원은 당과 지도자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으며, 때로는 무력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는 임무도 부여되었습니다.
2. 정치학 정당조직 - 제도적 접근법
제도적 접근법은 정당이 어떻게 조직되는가의 문제와 정당 내부의 다른 요소들 사이의 관계에 역동성에 초점을 두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접근법은 현재의 당내 관계유형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제도적 접근법의 대표 연구자였던 파네비안코는 정당조직의 유형을 정당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하는 발생론적 모델과 각 정당의 제도화 수준이라는 두 가지 변인을 통해 설명합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발생론적 모델
발생론적 관점에서는 각 정당의 조직의 기원을 특징짓는 3가지 요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영토적 침투나 확산입니다. 영토적 침투는 중앙당이 지방조직이나 지역조직을 유지하는 과정이며, 영토적 확산은 정당이 국가 수준의 독립적인 정치엘리트 집단과 함께 조직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그 정당을 후원하는 외부 조직의 존재 유무입니다. 리더십의 정통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정당을 후원하는 외부조직이 존재하여 외부로부터 정통성이 제공된 정당의 경우에는 후원하는 외부 조직에 정당의 권위가 놓이게 됩니다. 셋째는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정당형성에 개입했는지의 여부입니다.
2) 제도화 수준
파네비안코는 조직이 어떤 목적의 수단이 되는 것을 끝내고 본래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며, 조직과 조직의 목표가 분리되거나 구분될 수 없게 되는 것을 제도화로 규정합니다. 이러한 정당의 제도화 수준은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 정당조직이 가지는 자율성의 정도와 중앙의 자원통제와 하위 집단에 대한 권위의 분배 수준으로 표현될 수 있는 체계성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 파네비안코는 정당의 기원 형태와 정당제도화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여 정당조직을 고찰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두 영역의 상관성은 다음의 특징을 지니게 됩니다. 첫째, 영토적 침투를 통해 발전한 정당, 여러 조직의 폭넓은 후원에 의해 형성된 정당, 조직 내부에서 정통성이 부여된 정당은 제도화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둘째, 영토적 확산을 통해 발전한 정당, 외부로부터 정통성이 부여된 정당,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존재하는 정당은 제도화가 약하게 나타납니다.
3. 정치학 정당조직 -사회학적 접근법
정당조직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법은 각 정당이 가용할 수 있는 특정 종류의 자원의 수준과 그에 대한 통제 수준이 정당조직의 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정당은 여러 목적을 가지지만 선거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는 조직이므로 사회학적 접근법에 근거하여 정당조직을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선거와 관련된 자원의 획득과 유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카츠와 마이어는 각 정당이 선거 경쟁의 승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조직을 유지하고 새로운 정당의 탄생과 진입을 억제하기 위해서 자원을 통제한다고 주장합니다. 1970년대 이후 후기 산업사회의 등장과 탈물질주의화 경향은 기존 정당과 당원 사이의 정당일체감 약화와 그에 따른 인적 자원 동원의 약화를 야기했습니다. 그 결과 나타난 재정 악화 현상은 기존 대중 당원들로 하여금 선거 승리와 조직유지를 위해 새로운 자원 동원의 원천으로 등장하게 되고 정당의 '준국가기관화'현상이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사회학적 접근법에 근거하면 정당 조직은 정당이 가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자원을 어떻게 획득하고 얼마나 보유하는가 문제, 보유한 자원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동원하는가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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